top of page
자산 7_4x.png

​인과관계 딜레마

양다리통구이

 

 

 

 

 

***


박지성은 스스로 손톱을 자르지 않는다. 아주 어릴 때는 부모님이 손톱을 잘라주셨기 때문에 스스로 자르지 않았고, 조금 더 자라서는 스스로 자르는 법을 배웠지만, 지금은 다시 누군가가 지성의 손톱을 잘라주고 있다.

 

"아야."


"왜 그래?"

 

"바닥 짚다가 틈에 손톱이 박혀가지구..."

비죽 기다란 손끝에 난 손톱 끝이 살짝 뒤로 꺾여 하얗게 변했다. 런쥔은 지성의 손을 붙들고 보다가 피가 나거나 손톱이 빠지진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지성의 어깨를 톡 쳤다.

"너무 길어서 그래. 손톱깎이 줄게 깎아."

 

"아."

 

"왜? 지성아."

 

"그... 저번에 너무 바싹 잘라서 손끝이 아파가지구. 자르는 거 무서워요."

 

"잘라줘?"

 

"아뇨. 숙소 가서 자를게요."

 

"그래 그럼. 바닥 짚을 때 조심하구."

런쥔은 뒤를 돌았다. 금세 머릿속에서 지성의 손톱에 대한 생각은 사라졌다. 지성은 가만히 서서 손끝을 훅 불고 다시 연습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런쥔이 연습실에서 무심결에 지성의 손을 보았을 때 손톱은 너무 바짝 붙지 않게 적당한 길이로 잘려있었다. 줄로 갈았는지 끝이 맨들맨들해진 손톱을 보고 런쥔은 어제 숙소에 돌아가고 나서 지성이 손톱을 깎는 소리가 났던가... 하는 생각을 했다. 지성이 손톱을 정리하고 갈아낼 섬세함의 소유자인지 생각하는 것은 완전히 나중 문제였다.

며칠 뒤 잡힌 화보 촬영에서 지성이 여름 스웨터를 입었다. 손을 조심성 없이 휘두르다가 스웨터가 걸려 올이 하나 풀리자 당황하며 필요 이상으로 미안해하는 지성의 주변으로 사람이 몰려들었다. 갈아입혀야 하나? 똑같은 옷은 없는데. 잘 안 보이는 곳이니까... 웅성웅성. 액세서리가 다글다글 달린 손을 두서없이 펄럭이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만다. 잠시 모든 게 중단된 틈을 타서 휴대전화를 확인하던 재민이 어느새 바짝 지성의 곁으로 다가와 어찌할 바 모르고 허벅지 근처를 맴돌던 커다란 손을 잡아 올렸다.

"지성이, 반지가 아니고 손톱에 옷이 걸렸네."


"이거. 여기 끝에가 찢어져가지구."

 

"에구. 몰랐네 내가."

지성이 말없이 볼을 부풀렸다. 재민이 슬쩍 웃더니 곁에서 벗어나 멀찌감치 놓인 자기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고 금방 다시 돌아왔다. 뭘 가져왔는지도 모르면서 지성이 자연스럽게 재민이 내민 손에 자기 손을 얹는다. 또각또각하고 재민이 든 손톱깎이에서 지성의 모난 손톱 끝이 잘려 나갔다. 마지막에 매끈하게 끝을 갈아내자 지성이 손을 거두고 샐샐 웃었다.

"손톱 찢어지면 말해야 내가 깎아주지. 불편했겠다."

 

"괜찮아여."

 

"안 불편해도 다치면 아프잖아."

혹여 갈아낸 손톱이 남았을까 재민이 입을 가져다 대고 부드럽게 훅 불어내며 한 번 더 당부한다. 꼭 형한테 말해. 알았지? 낮고 느려 어딘지 졸린듯한 목소리로 소곤대더니 마지막으로 굳어있는 지성의 허리를 한번 가볍게 쓸고 다시 처음에 있던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올이 풀렸을 때부터 지켜보고 있었지만 메이크업 수정을 받느라 움직이지 않고 있었던 런쥔은 거기까지 지켜보고 얼마 전에 느꼈던 의문에 대한 대답을 얻었다. 다 자란 박지성의 손톱을 잘라주는 누군가는 나재민이다.

***


팔을 걷어붙이고 부엌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재민의 곁에 서서 바라보고 있던 지성이 저도 모르게 턱에 힘이 풀려 작게 입을 벌렸다. 벌어진 입에 뜨거운 고기 한 점을 작게 잘라 후후 불어 넣어주니 그제야 입을 다물고 우물대며 들어온 고깃점을 씹는다.

"형이 밥 해주는 거 간만이다."

 

"? 그런가?"

 

"웅... 형 요즘 귀찮다고 부엌 잘 안 들어가자나여."

 

"귀찮은 게 아니구 피곤해서 그렇쥐. 바쁘잖아. 요즘에."

 

"그건 맞어."

아무 생각 없이 맞장구를 치느라 자기가 뭐에 동의했는지도 모르면서 지성은 정신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러다 문득 주걱으로 팬에 든 것을 섞느라 움직이는 재민의 팔뚝에 시선이 미쳤다. 얇은 피부밑 근육이 힘을 주는 대로 뭉쳤다가 말기를 반복하는 걸 멍하니 보며 목덜미까지 천천히 따라 올라간다. 홈웨어에 덜 가려진 목덜미에 점점이 남아있는 반달이 되다만 상처를 보고 지성은 끄덕이던 고개를 멈추고 피부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완만한 호를 그리고 있는 자국 중 몇 개는 검정에 가까운 딱지가 앉았고 또 몇 개는 엊그제 난 듯 아직 붉은색이다. 가만히 상처를 쓰다듬다가 부러 손끝으로 꾹 누르자 재민이 폴짝 뛰어올랐다.

"아픈데!"

 

"앗. 미안해요."

 

"그거는 엊그저께 생겨서 아직 아퍼."

 

"근데 이런 거 딱지 생기면 막 뜯고 싶지 않아요?

 

"그럼 안되쥐. 흉터 안 없어지는데."

볶고 있던 걸 접시에 옮겨 담으며 재민이 입에서 씁 소리를 내며 하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 안 돼. 너 허벅지에 흉터 있는 것도 자꾸 뜯어서 생긴 거잖아. 다 됐으니까 이제 밥 먹자 지성아. 그 말을 듣고도 지성은 가만히 서서 재민을 멀뚱멀뚱 바라봤다. 익숙하다는 듯 상을 마저 차려내고 재민이 다시 한번 지성을 부른다. 밥 먹자, 아가.

마주 보고 앉아서 묵묵히 밥을 먹다 말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재민의 드러난 목덜미에  흘끔 한번 시선을 던졌다. 아까 누른 게 아직 아픈가 싶어 신경이 쓰이던 참에 살갗이 발갛게 된 데다가 상처가 한두 개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아버린 지성의 눈썹이 끝을 모르고 아래로 축 처졌다.

"형 많이 쓰라려요? 약 발라줄까요?"

 

"약? 연고 사둔 게 있었나?"

 

"나 저번에 손 다쳐서 형이 사다 줬는데."

 

"아참, 그랬지."

하더니 한참 입에 든걸 또 말없이 씹어 삼키고는 눈알을 좌우로 굴리더니 말한다.

"아냐, 됐어. 어차피 옷 입고 하면서 쓸려서 여기저기 묻을 것 같아."

 

"그럼 반창고 붙이면 되지..."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그거 말고는 생각나지 않아 안절부절못하는 지성을 보고 재민이 생긋 웃었다. 이거 어차피 또 생겨 지성아. 거기까지 듣고 지성도 배시시 웃었다. 그건 그래.

"손톱을 쪼금... 바짝 자를까여."

 

"왜?"

 

"자꾸 상처 나니까."

 

"바짝 자르면 아파서 안 돼. 그래서 일부러 좀 남기고 자르는 거야."

 

"그래요?"

 

"그렇지."

재민이 우물대며 대답한다. 지성은 수저를 내려놓고 물을 내리 들이켰다.

 

"형은 나 되게 좋아하네요."

 

"갑자기? 근데 지성이도 나 좋아하잖아."

 

"움..."

명확하게 대답을 내어놓지 않아도 재민은 안 들어도 그만이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다시 식기로 고개를 내렸다. 숱 많은 머리꼭지가 말 안 해도 다 안다고 속삭인다.

***


날이 쌀쌀해졌는지 드러난 팔뚝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입 밖으로 어흐흐 하는 소리가 절로 새어 나온다. 팔뚝을 쓰다듬다가 손가락 끝에 뾰죽 튀어나온 게 피부를 긁었다. 무심결에 입으로 손을 가져다 댔다가 재민이 상처 나니 입으로 잡아 뜯지 말라고 타박하던 것이 생각났다. 마르고 닳도록 잔소리 하는 게 싫어서 도망 다닐 때도 있지만 결국 중요한 순간에 생각나는 걸 보면 매사 참견해대는 것이 효과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다가 큰 결심 한 것처럼 눈을 꾹 감았다 뜬 지성이 벌떡 일어나 재민이 있는 방으로 허청대며 걸음을 옮겼다.

닫힌 문틈으로 빛 하나 새어 나오지 않아 자는지 깨어있는지 알 수가 없다. 시간이 벌써 새벽 세 시가 넘었으니 조금 더 참았다가 날이 밝으면 용건을 말할까 하다가 결국 작게 문을 두들겼다. 똑똑 소리가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쪽으로 문이 열렸다. 조도가 극히 낮은 무드 등 불빛을 등지고 옷을 벗으려고 한 건지 티셔츠에 한쪽 팔만 꿴 애매한 자세로 재민이 지성을 맞았다.

"지성아, 왜?"

 

"엄지에 살이 뜯어졌어요."

 

"뭐? 살이? 이리 줘봐."

미처 손을 주기도 전에 먼저 채어 잡고 불을 켜더니 재민이 한숨을 내쉬었다.

"살이 뜯어졌다고 해서 깜짝 놀랐네. 옷에 자꾸 걸리지?"

가만히 고개만 끄덕이는 지성을 두고 재민이 옷을 마저 벗어놓고 등을 돌렸다. 손톱깎이를 찾는 듯 이리저리 서랍을 보는 재민의 등이 허연 형광등 빛을 받고 둔하게 빛난다. 천장에서부터 떨어지는 빛이 숙인 목덜미를 타고 어깨까지 흘러내렸다. 빛은 얼마 가지 못하고 등에 있는 옅은 상처 자국에 걸려 끊어진다. 낮에 봤던 점점이 남은 목덜미 상처보다 연속적이었다. 긁어내린 모양으로 불규칙하게 흩어져 날개뼈 밑까지 차지한 흉터는 전부 지성이 남긴 작품이다.

손톱깎이만 찾으면 되는데 뭘 그렇게 꺼낼 게 많은지 재민이 숙인 고개를 들지 못하고 아예 쪼그리고 앉아 서랍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물건을 찾는데 몰두한 뒷모습을 지켜보던 지성이 가까이 다가가 침대에 걸터앉고 재민을 불렀다.

"형 아픈 거 좋아해요?"

 

"나? 내가? 아픈 거 왜?"

 

"약도 안 바르고, 반창고도 안 붙이고... 내가 붙여주면 금방 떨어질 것 같아서 그래요?"

 

"어어... 그것도 그렇긴 한데..."

아니란 말은 안 한다. 불만스러움에 지성의 아랫입술이 댓 발 튀어나왔다. 여전히 뒤돌아있는 등에
검지를 짚자 그제야 느릿하게 고개를 돌린다. 왜애, 지성아. 거스러미 자르구 오일 발라주려고 그거 찾는데 어디 갔는지 안 나오네. 본인 손이 훨씬 더 건조해서 거칠거칠한데도 자기 손에 바를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지성의 손끝에 발라주려 신줏단지처럼 모시고 있다. 익숙하긴 한데, 답답하기도 하고 어쩐지 복잡스러운 심정이 된다. 움푹 들어간 척추 라인을 따라서 손이 미끄러졌다. 재차 왜 그러냐고 묻던 재민이 입을 우물거렸다. 아픈 게 좋은 게 아니라 지성이 니가 한거니까... 뭐. 그러는 거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는 귀 끝이 벌겋다.

 

***


런쥔은 부엌에서 차를 우려서 들고 가다가 거실 서랍장 근처를 배회하는 지성을 다시 마주쳤다. 항상 근처에 혹은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재민이 무슨 일인지 곁에 없고 지성 혼자 우뚝 서 있었다. 바로 옆에 앉을 상황이 아니면 그래도 가까이에는 있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별일이네... 그렇게 생각하며 왜 그러고 서 있느냐 물으려는 차에 지성이 급히 곁으로 다가와 손톱깎이가 있냐고 물었다. 놀라서 머뭇대다가 어, 있지. 있어. 근데 편의점에서 파는 싼 거야. 하니까 지성이 괜찮다며 그거라도 달라고 손을 팔랑댔다. 급히 방으로 돌아가 서랍을 뒤져서 건네주자 지성은 금방 거실 소파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무릎에 휴지까지 깔아두고 손톱을 깎기 시작했다. 멍하니... 저도 모르게 그걸 구경하고 있으니 고개를 살짝 든 지성과 눈이 마주쳤다.

"..? 왜여?"

 

"어. 아니. 지성이가 손톱 깎을 줄 아네?"

 

"당연하죠... 나 나이가 몇인데..."

 

"그치... 그건 그렇지?"

이미 재민이 손톱을 손수 깎아주는 장면을 목도한 터라 런쥔은 지성이 어이없어하며 당연하다 대답하는 모습이 오히려 어이가 없다. 하지만 크게 반응하지 않고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지성의 손에서 손톱깎이를 건네받았다. 런쥔의 손에 스친 지성의 손톱 끝이 갓 잘려 모양없이 들쭉날쭉하고 날카로웠다. 받은 것을 서랍에 돌려놓으면서 저 잘린 손톱을 부드러워지도록 갈아주는 건 역시 재민이 할 것이라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늦은 시간 귀가한 재민이 지성과 짧게 대화를 나누고는 옷만 대충 갈아입고는 거실 소파에 지성을 앉혀두고 자신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냅다 손을 붙잡았다. 네일 파일을 들고 잔뜩 수그린 고개 탓에 헐렁한 셔츠 밑으로 언뜻 감춰져 있던 상처 자국이 보였다.

 


"재민아."

 

"응?"

 


집중하느라 코를 지성의 손끝에 처박을 기세로 수그린 채 재민이 대답했다. 너 왜 상처가... 까지 말하다가 어쩐지 찜찜한 느낌에 런쥔은 말끝을 급히 흐렸다. 어물대던 중 앉아있는 지성과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지성이 생긋 웃었다.

 


아. 오키오키. 그렇다고. 알았다.

 


런쥔은 말을 마무리하지 않은 채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불러놓고 말을 마무리하지 않았는데도 재민은 런쥔을 붙잡지 않았다.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런쥔은 그냥 방문을 닫았다.

***


"어깨 잡아도 되는데."

대답하는 대신 지성은 재민의 맨 등을 조심조심 쓰다듬는다. 나아가고 있다지만 여전히 상처가 재민의 등 위에서 대단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눈으로 보고 있지 않지만, 손끝으로 느껴지는 자국이 미안해 지성은 도리질 치고 다시 손을 침대 위로 내렸다.

"나 말고 형이 아플 것 같아."

 

"아프지."

 

"안 아프다고 할 줄 알았는데..."

 

"안 아프면 거짓말이지. 샤워할 때 쓰라려."

 

"그래서 내가 짧게 잘랐어요. 아까. 형은 짧게 안 잘라줘서."

 

"그렇게 자르면 아프다니까 말 안 듣고."

지성은 웅얼대며 재민의 상체를 끌어안았다. 자꾸 내가 상처 내잖아여. 손톱은 놔두면 금방 길어서 안 불편해지는데... 재민이 침대 시트 위에서 머뭇대는 지성의 손을 잡아다가 검지를 물었다. 그리고는 젖은 혀끝으로 손가락을 핥기 시작했다. 마디부터 시작해서 부드럽게 갈린 손톱 끝까지 모양을 확인하듯 꼼꼼하게 핥은 뒤 겨우 손을 놓아줄 동안 지성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몸을 뒤틀다 결국 다리로 재민을 끌어당겼다.

 

"간지러!"

 

"에구."

힘에 못 이기고 재민이 풀썩 지성의 위로 쓰러졌다. 엎어진 김에 지성의 목덜미에 이를 세워 살짝 깨물더니 재민이 쓸쓸하다는 듯 속삭였다.

"지성이 콩알만 했는데 엄청 컸어 진짜."

 

"형보다 커진 지 한참 됐는데."

 

"웅. 내가 잘 키웠지."

지성이 자기 말에 뭐라고 토를 달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고 재민은 냅다 입맞춤을 퍼부었다. 촉촉한 입술이 얼굴 여기저기 닿았다가 쪽쪽 소리를 내면서 떨어졌다. 지성은 눈도 다 못 뜨고 레몬 조각을 씹은 사람처럼 경련하듯 눈을 꿈쩍거렸다.

"근데 이럴 때 그런 말 안 하면 안 돼요?"

 

"왜. 뭐. 내가 무슨 말 하는데."

 

"형이 키웠다고 하고 막. 자기가 키운 애랑 섹스하는 사람이 어딨어."

 

"나."

 

"그렇죠... 그렇긴 한데..."

뜨악하게 중얼대는데도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재민은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얼굴을 아래쪽으로 내렸다. 얇은 입술이 가슴을 지나며 더 밑으로 내려갈수록 어설프게 어깨에 올려놨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무리해서 바투 잘라놓았으니 오늘만큼은 재민의 등에 상처를 남기지 않겠지만 그래도 행여나 하는 생각에 움직임이 불편하다.

재민은 짧게 자르면 아프다며 지성의 손톱을 부러 살짝 길게 다듬어주고 지성은 어쩔 도리 없이 재민의 몸에 작게 상처를 남긴다. 어느 쪽이 닭이고 또 어느 쪽이 달걀인지 알 수 없지만 서로 시발점이 자기라고 생각하며 데굴데굴 굴러간다.-END

(C) 2021. HJS 91.1MHz ALL RIGHTS RESERVED.

bottom of page